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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도용사건은 원저작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알아서 다 해결해 줬다고 한다.
그동안 원저작자가 받았던 마음고생이나 스트레스야 더 말하지 않아도 익히 짐작이 되는 바지만
그래도 길게 끌지 않고 해결이 되었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이번 사건을 보면서 저작권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또한.. 
닥종이인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닥종이인형이라 하면 당연히 김영희선생님을 꼽는다.
닥종이인형이라는 부문은 
김영희선생님 이전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부문이었다.

전통적으로 어른위주, 남성위주의 권위적인 문화에서
인형이란 여자 애들이나 갖고 노는 것.. 
아니면.. 남을 해꼬지 하려는..주술적인 목적으로 쓰는 것 이란 생각이 일반적이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등장하신 김영희선생님은 
우리에게 닥종이인형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보이셨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가히 폭발적이었는데...

그러나.. 김영희선생님 조차도..
'닥종이인형작가' 라 불리는 걸 거부하고 '닥종이조형작가' 라 불리우길 원하셨으니.... 
인형이라는 말이 주는 유치하고 저급하고.. 어딘가 어른스럽지 않은..
기존의 권위주의적인 시각을
조금이라도 완화시켜 보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김영희선생님이 주로 국외에서 활동하시며.. 따로 제자를 둔 적이 없기에..
현재 국내 작가 중에 버금갈 만한 분을 꼽으라면 
박순애선생님을 꼽을 수 있다.
박순애선생님의  작품에서는 김영희선생님과 확연히 다른..
박순애선생님만의 느낌이 살아있다.

외부의 도움없이 닥종이인형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외로움 때문 이었을까.. 
박순애선생님은 문화센타 강좌를 통해 닥종이인형의 대중화에 힘쓰셨고..
본인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느라 애쓴 선생님의 노력 덕분에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닥종이인형 작가들은
직접이던 간접이던 선생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러나 박순애 선생님은 미술계 출신이 아니셨고..
문화센타를 통한 대중화였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제자들 역시 미술과는 거리가 있는.. 일반 주부들 일 수 밖에 없었고..
선생님의 작품이 실린 책을 교본 삼은..
거의 같거나 비슷한 닥종이인형들이 마구 생기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때마침, 사회적으로도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전통 닥종이로 만든.. 닥종이인형에 대한 호응도 좋아지게 되어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작가들이 생겼으니..
그야말.. 닥종이인형계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전시회마다 비슷한 주제와 거의 같은 포즈의 닥종이인형들...
옛 생활상을 단순히 재현해 놓기만 한 작품들...

술은 익어야 맛이 난다고 한다.
그렇지만.. 숙성기간을 거쳐 익힌 술이라도 모두 다 좋은 맛을 낼 수는 없다.
쉽게 말해... 운전면허증을 땄다고 모두가 다  F1 레이서가 되지도 않고 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거기다 본인의 근본도 잊은.. 자칭 최초 닥종이인형작가들도 꽤 있으니..
닥종이인형이란 부문이 체계적인 교과과정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그저 종이공예의 한 부분으로서 주부들의 고급 취미생활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많이 봐줘서..
학생들 졸업작품전 처럼..
닥종이인형 전과정을 마치고 하는 첫 전시회 까지는 봐 준다 치자..
단순 재현이나 모방은 그 한번으로 족할 것이다..
닥종이인형 작가라는 타이틀로 계속적인 활동을 할 사람이라면..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본인만의 색깔을 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닥종이인형이 닥종이인형으로써 인정 받으며 살 길은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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